밀크맨

내용요약

이름이 없이 ‘나’와 주변 사람들, 길건너와 내가 사는 곳, 물건너와 같은 용어로 장소와 관계를 표현. 밀크맨은 저항군의 우두머리이고 내가 사는 곳은 저항군이 지배하고 있는 장소이다. 나는 길을 가며 책을 읽는 소녀이고 밀크맨이 나를 스토킹 하기 시작하면서 ‘나’의 일상이 무너져간다. 나와 밀크맨 사이가 부적절하다는 소문이 돌고 나는 그런 소문에 해명을 해야한다. 밀크맨은 ‘나’를 스토킹 하고 지금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으면 남자친구에게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협박을 해온다.

내가 밑줄 그은 부분

글너데 써도 되는 이름의 목록은 없다. 누구든 허락되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허락되는 것을 짐작해야 한다.

사실 나는 보통 아무에게도 아무 말도 안했다. 아무 말도 안 하는게 내가 나를 지키는 방식이었다.

이데올로기적 대의에 헌신한 사람들이 항상 대의를 위한 행동만 하지는 않는다는 건 나도 알았다. 개인적 편향, 이상한 변칙, 주관적 해석을 앞세우기도 했다. 미친 사람들도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않는 또 한가지 이유는, 나와 같은 사람을 원했던 다른 사람들의 질시와 분노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밖에 다른 이유로도 엉뚱한 짝을 택한다. 욕망을 받아들이면 통제력을 잃을까 두려워서 그럴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때에는 그 사람 주변 사람과 결혼하기도 한다. … 이곳 공동체는 그럴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크고 지속적인 행복을 바라는 것은 과도한 일로 봤다. 그래서 의심, 죄책감, 후회, 두려움, 절망, 원망 속에서 끔찍한 자기희생을 치르며 결혼하는 것이 이곳에서는 암묵적인 필수 코스였다. 그래서 나는 나를 지키려고 결혼을 안하고 버텼다.

감상평

6장까지 읽었다. 7장을 아직 읽지 못했지만 뒷부분의 반전은 깜짝 놀랐다. 밀크맨이 ‘나’를 가스라이팅 해가며 ‘나’가 점점 지쳐가고 생각이 좁아지는 부분이 읽기 괴로웠다. 이렇게 폭풍 같은 생각이 머릿 속에서 휘몰아치는 사람이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1970년대 북아일랜드라는 배경에서 반군조차도 지역 주민들을 수탈하고 죽인다. ‘나’에겐 이쪽도 저쪽도 정의가 아니다. 그저 운이 좋아서 살아있는 그녀이다. 구체적인 이름, 지명이 쓰여있지 않고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상대좌표로 적혀 있다. 그래서 읽다가 한국에서도 이런데 라는 기시감이 느껴졌다. 이 상대좌표가 특정 장소에서 있었던 일을 보편적으로 읽히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