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

영화 감상평

로렌스 추기경 : 콘클라베를

로버트 해리승의 동명소설 원작. 콘클라베는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제도로, 교황 선종시 선거권을 가진 추기경단이 소집되어 진행되는 교황 선출 비밀 회의를 뜻한다.

전임 자유주의진형의 교황이 사망하고 콘클라베가 열린다. 108명의 추기경이 각지에서 몰려든다. 외부와 완전 차단된 상태에서 다음 교황을 뽑기 위해 투표가 계속된다. 최초의 흑인 교황이 될 뻔한 인물은 과거에 성추문이 있었고, 그 다음 교황이 될 뻔한 인물은 돈을 주고 교황의 표를 샀다. 지금까지 전임 교황이 이뤄냈던 모든 자유주의적 개혁을 완전히 되돌릴 보수주의파 추기경이 교황 당선 유력 후보가 된다.

이 영화는 콘클라베라는 종교적인 행사의 탈을 쓰고 있지만 결국은 현실 정치의 문제를 다룬다. 자유주의 진영은 어떻게 타협을 하고 차악을 선택하게 되는가. 보수주의는 어떻게 뭉치는가. 의심하지 않고 확신하는 자들이 어떻게 세상을 다시 과거로 되돌리는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되어 있던 가톨릭 교회에 폭탄이 터지고 깨어진 창문으로 외부의 빛과 소리가 스며든다. 폐쇄적인 공간에서 수녀들이 목소리를 내고 진보적인 교황이 당선된다. 누군가는 판타지라고 말하지만 이런 판타지라도 꿈꿀 수 있다면 좋겠다.